싱가포르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서 있는 래플즈 동상

하얀 폴리마블로 만들어져 팔짱을 끼고 깊은 생각에 잠긴 것 같은 표정으로 싱가포르 리버(Singapore River)를 바라보고 있는 래플즈 동상은 관광객과 현지 주민 모두의 사진 속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.

래플즈가 1819년에 처음 발을 디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역사적인 래플즈 상륙지에 세워진 이 동상과 함께 셀카를 찍어보세요.

이 동상은 사실 싱가포르 건국 150주년인 1972년에 세워진 청동상을 본떠서 만든 것입니다.

조금만 걸어가면 엠프레스 플레이스의 빅토리아 기념관(Victoria Memorial Hall) 앞에서 더 오래된 원본 동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. 유명한 영국인 조각가이자 시인인 토마스 울너(Thomas Woolner)가 만든 이 동상은 1887년 6월 27일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.

싱가포르의 강철 인간

래플즈 동상에 얽힌 몇 가지 숨겨진 이야기도 있습니다.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오랑 베시(orang besi, 말레이어로 “강철 인간”)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.

또 하나는 첫 번째 동상이 1919년에 원래의 위치인 파당(Padang)에서 옮겨졌다는 사실입니다. 경기 중 동상이 축구공에 맞는 경우가 많았고 파당의 관중들이 동상의 주추 부분에 앉아서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습니다.

일제 강점기에는 동상이 쇼난 뮤지엄(전 래플즈 뮤지엄, 현 싱가포르 국립 박물관)으로 옮겨졌고 일본군이 청동을 사용하기 위해 동상을 녹이려 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. 동상은 1946년에 다시 엠프레스 플레이스에 설치되었습니다.

오늘날 이 동상은 국가적인 아이콘으로 현대 싱가포르를 상징하고 있습니다. 하얀색 동상은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좋습니다.